자기소개

나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저는 유달리도 소심한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한번은 친척들이 모였습니다.  
방구석으로 갔습니다.
두 무릎을 세우고 쪼그리고 앉아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저는 늘 사람이 무서웠습니다.
제가 말을 걸면 사람들이 내게 소리칠것 같았습니다.
나는 늘 내가 싫었습니다.
이렇게 낮은 자존감을 가진 제가 늘 싫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면 쉽게 당황했습니다.
늘 인정에 목말라 했습니다.
끊고 싶은 습관들을 도저히 끊을수가 없었습니다.
무기력함이 몰려와 하고 싶은 일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때 유일한 꿈은 어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20살이되고, 30살이 되고, 그 이상이 되면 나는 이 모든 것이 없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어서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는 것.
그게 제 가장 큰 꿈이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 꿈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어른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는 법적인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그 꿈은 환상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자존감이 낮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쉽게 당황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할지 몰랐습니다.
저는 여전히 쉽게 죄책감에 빠졌습니다.
저는 여전히 끊고싶은 습관들을 끊을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사람이 무서웠습니다.
저는 여전히 무기력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제가 싫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사는게 무서웠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쉽게 하는 일들을 아무리 애써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늘 죽고 싶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인정에 목말라 했습니다.

나이가 들고, 군대를 다녀오고, 학교를 마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괜찮아질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전히 그 미취학 아동의 그 아이였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

정말 나아지고 싶었습니다.
정말 정말 나아지고 싶었습니다.
나아지지 않고 이대로는 도저히 살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
회복에 관련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

9명의 후원자를 차례로 찾아다니며 회복의 방법을 물었습니다.
회복에 관련된 책들을 탐독하며 연구했습니다.
회복스쿨과 같은 곳에 등록해 강의를 들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 나누고 또 나누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 먹었습니다.
3명의 상담사를 차례로 만나며 상담을 받았습니다.
봉사를 하면 낫는다고 해서 봉사도 열심히 했습니다.
사람들과 공동체 생활도 하였습니다.

좀 나아지는 것 같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치 숟가락에 힘주면 조금 휘는 것 같다가도 다시 돌아가는 것처럼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가고 다시 예전의 그상태 '그대로' 돌아가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삶이 나아지지 않으니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습니다.
겉으로는 사람을 만나고, 학교생활을 하고, 결혼생활을 하고, 자녀와 있지만 속으로는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늘 삶이 버거웠고, 자주 죽고 싶었습니다.

터닝포인트가 찾아오다

그러다가 2분의 후원자를 차례로 만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분은 호주분이셨는데, 그분이 나에게는 힘이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오랜시간 아무리 인간적인 힘으로 회복하려고 노력해도 안되니 그 어떠한 인간적인 힘으로도 회복할수 없다는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번째 후원자는 서울대 나오고, 삼성에서 해외 주재원으로 일했던 명석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분은 50여명정도의 알코올중독자들이 절제하도록 도와준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중독자들 회복에서의 적중률이 높아서 그 이유가 궁금했던 분입니다. 찾아가서 후원을 요청했고, 4-6개월 정도 함께 후원과정을 밟았습니다.
그분은 우리가 이 중독과 성인아이 문제에 있어서 얼마나 무력한지(powerless)한지를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분이 자신의 삶을 봤을때 그 어떠한 인간적인 노력으로도 내 문제와 삶을 바꿀수 없다는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정말 그 어떠한 것으로도 되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사상 자신의 문제에서 회복되어간 사례들이 있는데 힘을 가져다 쓰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말에 크게 공감이 되었고, 계속 모임과 12단계와 후원자와 관계를 맺어갔습니다.

저는 제 눈앞에 변화되어간 앞서간 이들의 모습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내가 방법을 잘못 알고 있어서 그랬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직
정직하게 제 자신을 보았습니다. 

열린마음
문득 '내가 방법을 잘못알아서 그랬을수도 있겠다.'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꺼이 하려는 마음
저는 앞서간 멤버들의 뒤를 따라 모임과 12단계와 후원자를 따라가는 과정을 기꺼이 따라가기로 해보았습니다.

약속이 실현되다

모임에 열심히 참여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었습니다.
후원자와 약속된 시간에 약속된 장소에서 12단계를 밟아나갔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4-6개월을 12단계를 해나갔습니다.(working)
12단계 공부를 마치고 그 이후 또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느날 모임에서 매주 읽는 약속을 읽게되었습니다.

다음은 모임에서 읽는 '약속'의 전문입니다.

약속
우리가 자기 성장을 위한 이 단계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반도 끝나기 전에 놀라게 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자유와 행복을 알 것이며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과거를 감추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평온함을 이해하고 평화를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타락이 아무리 심한 것이었다 해도, 우리의 경험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쓸모없다는 느낌이나 자기 연민은 사라질 것이다. 
이기적인 일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동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 자기중심주의는 사라질 것이다. 
삶에 대한 우리의 전반적인 태도와 관점이 바뀔 것이다. 
사람들과 경제적인 불안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떠날 것이다. 
우리를 괴롭혔던 상태들을 즉각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알게 되고, 스스로를 위해 하지 못했던 것을 신이 해주고 계시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을 것이다.

이런 일들은 터무니없는 약속인가?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우리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때로는 급속히, 때로는 천천히, 그것을 위해 노력하면 항상 이루어질 것이다.

Alcoholics Anonymous pp.83 ~ pp.84 
Copyright © 1976 by A.A.W.S. Inc.

12단계를 살아가다

12단계의 마지막 단계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있습니다.
 
"이러한 단계들의 결과, 우리는 영적으로 각성되었고(spiritual awakening), 나와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했으며(carry this message), 우리 일상의 모든 면에서도 이러한 원칙을 실천하려고 했다."

12단계를 통해 나는 내가 힘이 없음을 인정하고 힘을 가져다 씁니다.
그리고 12단계중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다른 영역으로 변화를 확장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메세지를 전하는 것입니다.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은 지금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하루를 본정신으로 살기위해 다른 사람에게 이 메세지를 전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는 그토록 변화하고 싶었지만 변화되지 못했던 나의 삶을 완전히 뒤바꾼 혁명적인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모임에서 자주 읽는 당신의 미래상(vison for you)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당신 자신을 이해하게 된 대로의 신께 맡기시오 
그 분과 친구들에게 잘못을 시인하고, 과거의 잔해를 치우시오. 
당신이 발견한 것을 무상으로 주고 우리의 친구가 되어 주시오. 
우리는 영적 모임 안에서 같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신의 의지에 따른 행복에의 길을 가면서 우리의 친구들을 만날 것이다. 
그때까지 신의 보살핌이 있으시길~"